벌써 2학기가 지나갔네요. 전직을 결심하고, 방향을 설정한 이후 본격적인 준비단계에 접어든게 작년 5월이었습니다. 전역 이후 햇수로 8년여를 몸 담고 있던 분야에서 비교적 잘 쌓아왔던 커리어와 어느 정도 보장받았던 미래에도 불구하고, 몇몇 요인들로 인해 느꼈던 깊은 실망과 회의는 보신과 안주 대신 많지 않은 가진 것들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직업에 변화를 주고 새로이 시작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공익성과 이타성이 배제된 업무방식과 문화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감내하며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학기를 마치고 현장실습만을 남겨두고 있으니, 이제 새로운 시작은 목전에 와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그간 충족하지 못했던 욕구를 채워나가고, 보다 직접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좇는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 2가지의 병행은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분야에서의 발전과 업무능력 향상를 위하는 상황이라면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었겠지만, 이내 옮기게 될 곳에서 임시로 근무를 하며 학업에 더 비중을 둔 채 업무에 소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책임감이 결여된 행동이라 판단했습니다. 해서 저는 희망하는 날짜를 선택해 부담없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일용직으로의 근무를 선택하여 학습에 보다 더 중점을 둔 채 어느 정도의 경제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보통은 주 5일을 근무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출퇴근간 수강을 진행했고, 리포트 제출이나 시험기간에는 출근 횟수를 월 8회로 제한하며 학습에 더 전념하면서도 월 60시간 근무에 따른 4대보험 요건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밸런스를 유지해나갔습니다. 1학기 때와 마찬가지로 수강 전 예습, 수강 후 복습과정에서 가능한 편안하게 많이 읽어내려가며, 생소한 어휘와 내용에 익숙해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학습을 진행했습니다. 2학기 동안 수강한 13과목 모두에서 A+를 기록했고, 1년여간의 근무를 통해 퇴직금 수령요건도 갖췄으니 제 나름의 방식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1학기 때의 경험으로 인해 2학기 수강은 보다 편안하게 진행했습니다. 수강의 편의성과 내용의 충실성, 학습 지원을 위한 빠짐없는 안내와 연락, 문의에 대한 친절하고 정확한 상담 등은 여전했고, 1학기와는 달리 일부 과목에서는 특강도 편성되어, 수업간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학습기회를 추가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1학기와는 달리 교안도 각 개인이 직접 업로드하는 방식에서 최신 교안으로 자동적으로 교안을 주문, 제공받을 수 있게 개선되었던 점도 좋았던 부분입니다. 다만 리포트 주제는 개인적으로 다소 방향을 설정하기 어려웠던듯 합니다. 과목별로 지정된 주차의 수업 내용을 기반으로 일괄적으로 리포트 주제가 선정되는듯 보였는데, 리포트 주제 선정에 있어서는 조금 더 유연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시스템과 컨텐츠는 사이버대학들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 오히려 더 나은 퀄리티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분들도 한사평에서 저처럼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시기를 기원합니다.